
부모가 ‘혼자 사는 게 어렵다’고 느껴질 때긴 세월을 단단하게 살아온 부모님이었다. 누구보다 부지런했고, 책임감 강한 성격 덕분에 늘 스스로 일상과 주변을 잘 관리하며 살아오셨다. 특히 어머니는 평생 공무원으로 근무하셨고, 퇴직 후에도 바로 보험 일을 시작해 정해진 시간표대로 사셨다. 규칙적인 생활은 어머니의 자존심이기도 했다. 사람들은 그런 어머니를 보며 “정말 대단하시다”고 감탄했다. 우리 가족에게도 어머니는 늘 든든한 존재였다. 하지만 어느 시점부터 조금씩 변화가 느껴지기 시작했다. 아침에 일어나는 시간이 점점 늦어지고, 늘 하시던 아침 화장과 머리 손질도 귀찮다고 하셨다. 외출을 피하고, 씻는 것도 자꾸 미루게 되었다. 처음엔 단순한 피로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런 일이 반복되자 일상 전체에 영향..